행복할 때 만드는 얼굴 근육의 텐션이 있다. 웃는 얼굴은 스스로 보지 않아도 당시의 감정과 선험적 근육 인지를 통해 자신이 웃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때로 감정을 배제하고 스마트폰, 책, 혹은 모니터 등을 마주하고 있는 순간 나의 미간이 얼마나 굴곡져 있는지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우연히 카메라 어플을 실행하거나, 꺼진 화면을 통해, 곁에 놓인 거울을 통해 이를 확인한 경험이 있다. 직후, 얼굴의 표정을 부드럽게 고치곤 한다. 이렇듯 거울을 사용하는 인간은 자신의 추함을 들여다보고 깨닫고 이를 고치는 계기를 마련한다.
셀피 역시 거울과 같이 스스로를 비추는 역할을 한다. 셀피와 거울을 통해 현대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더 멋지게 보일 수 있는지 고민한다.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수스와 같이 자주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좀 전보다 나은 자신을 기대한다. 2시간 만에 바뀌는 머리카락이든, 1시간 만에 바뀌는 눈매와 콧날이든, 30분 만에 맑아보이는 피부든, 3분 만에 날렵해지는 턱선이든, 빠른 시간 안에 달라지는 나를 기대하고 투자한다.
그런데 사실 아름다움은 자신 그대로의 모습에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는 거울을 보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